‘시의 집’ 전시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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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개요

일정: 2014년 10.16 목 ~ 12.15 월                                                                                                    *오프닝 10.16 목 오후6시                                                                                                             시간: 평일 오전 10시 ~ 오후 5시 / 토 오전 10시 ~ 12시 (일요일, 공휴일은 쉽니다.)                                 장소: 한국현대문학관 (서울 중구 동호로 268 파라다이스 빌딩 별관 한국현대문학관)

 

참여 작가

 김경수

김형재 성정은

신동혁 신해옥

양상미

정세현

한주원

 

전시 안내

시의 집은 전체 시집 디자인의 역사적인 흐름을 간략하게 훑으며 전시장 내에 타임라인 구성하는 동시에, 참여자들은 각자 이 타임라인에서 자신들이 흥미를 갖는 시점의 단면들을 수집하고 해체하고 뒤섞어 보다 추상적인 형태와 방법으로 재구성합니다.

지금까지 100여년의 근대 시 문학사를 살필 때 형태적인 측면이나 형식적인 측면, 즉 디자인이나 서지학적인 정보를 일정한 관점을 통해 정리한 경우는 드뭅니다. 특히 한국 현대 디자인사는 90년대 이후 이식된 측면이 있어 그 이전 시기의 역사는 대학 교수들의 국가/기업과의 프로젝트들을 중심으로 살피고 있을뿐, 일상 생활에 있어서의 디자인,  타이포그래피의 역사는 간헐적으로 특정 시기의 단면의 인상들을 정리하는 방식 외에는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근대 미술가가 책의 출판의 관여한 경우 미술사 쪽에서는 ‘장정사’라는 용어를 사용해 미술가의 작업을 살필 뿐, 근현대 인쇄술과 출판, 디자인 등과 관련한 내용을 살피는 경우도 없습니다. 즉 한국 문학/미술/디자인계 등 시집의 형태와 관련되어 있는 학문 중 어느쪽도 실제로 이 측면들을 주목하지 않았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한국 현대 문학, 그 중에서도 시 문학과 관련된 형태, 형식적 측면은 무척 풍부하고 다양한 현대적 디자인의 많은 사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사례들을 각 시대별로 정리해 살펴보고 참여작가들이 재해석해 다시 시각화, 물질화하는 과정은 여러모로 충분히 흥미로운 시도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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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1920년대부터 60년대 사이의 한국현대문학관 소장 자료를 살펴보면 소규모 엘리트 문인 그룹이 자신들이 생산한 텍스트를 물질화하면서 전위적인 실험(당시로서는 일상이었겠습니다만)을 타이포그래피, 레이아웃, 인쇄, 제작, 제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행한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특징적으로는 모든 시집의 판형이 제각각이며, 각각의 디자인이 모두 전형성을 확인하기 어렵고 개별적인 매력을 함축합니다. 특히 대중적으로 어필하기보다 각 문학 생산자들이 서로에게 어필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사진가 김경수는 디자이너 신해옥, 신동혁과 긴밀히 대화하며 소장 자료들 중 100여편의 시집을 선택해 촬영했습니다. 이 사진들은 “옛것”의 물성과 아우라를 강조하기보다 디자인된 판”면”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촬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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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원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1980년대 초까지의 시집을 살펴보면 문학사적 맥락과는 별개로 특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앞의 시대와 달리 제작과 출판 측면에서 좀 더 대량생산의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는, 인쇄 기술과 시집의 시각적, 디자인적 전형성이 조금씩 자리잡았다는 점입니다. 거의 모든 시집이 개별적인 판형과 제작, 디자인 등 시각적, 물적 특성을 뽐냈던 지난 시기와 달리 우리가 보통 ‘시집’이라고 여기는 전형적인 시집의 모습은 이 시기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동시에 이 시기에서 가장 시각적으로 돌출되는 특징은 민중문학 혹은 현실참여 계열의 시집에서 보이는 형식적인 경향입니다. 즉 시집의 타이포그래피와 오윤 등의 판화로 대표되는 그래픽 애지테이션의 측면입니다. 문학사적으로 이 시기는 서정시, 모더니즘, 현실참여 등이 뒤섞여있었지만, 형식적, 시각적 특질로는 이 현실참여 시집들이 가장 강렬한 아이콘으로서 현대까지 남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 시집의 표지들이 아무리 아이콘처럼 인상깊게 자리매김했더라도, 무대미술과 공간 연출, 그래픽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한주원은 80년대 후반생으로 이 시기의 시집들을 동시대에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이 시기를 보다 가깝게 경험한 김형재와 함께 주의깊게 고른 풀빛 출판사의 오윤 판화 표지 시집을 다양한 판형으로 블로우업 해 벽에 배치하고, 이렇게 고른 시집의 표지와의 자신과의 거리를 드러내기 위한 방법으로써, 혹은 이들이 강한 목소리로 역할극을 펼치고 있다는 생각에서 이 시집들이 가진 형상의 일부를 다시 쪼개 무대의 대도구, 소도구처럼 제작하고 배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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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혁 신해옥

 

1980년대 초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는 베스트셀러 집계를 시작한 이후에 시집이 전체 20위권 안에 손쉽게 들던 유일한 시기입니다. 이해인 수녀의 시집을 시작으로 도종환 최영미 류시화 등의 시집은 수십만 부에서 수백만 부를 상회하는 판매고를 올렸으며 이들은 현재까지도 꾸준하게 팔리는 스테디셀러이기도 합니다. 1970년대를 통해 민중, 대중으로부터의 확고한 지지를 받았던 시집은 1980년대 들어 가장 대중적인 문학 장르이자 엔터테인먼트이기도 했습니다. 반면 소수의 시집들이 엄청난 판매고를 올린 데 비해 이들이 비평적으로도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이 베스트셀러 시들은 일반 대중의 일상과 사고 패턴 속에 자리잡고 유사한 문화적 태도를 계속해서 재생산했습니다. 가정, 공공기관, 학교, 은행, 이발소, 미용실 등 일상 속 어딘가에도 이 베스트셀러 시집들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 베스트셀러 시집의 시대는 1990년대 들어 잦아들기 시작해 1990년대 중반 상위권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춥니다. 직배 영화, 드라마, 소설, 글로벌 팝과 한국 대중음악 등 본격적인 대중문화의 시기가 찾아오는 시기와 교차됩니다. 신해옥/신동혁 듀오는 이 시기의 시집들의 외형과 형식적인 측면보다 이 시집들에 쓰인 언어 또한 수백만, 수천만번 반복해 읽혀져 사회 저변에 문화적 기제로 뇌리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이 시집들의 텍스트를 추출해 그 시어들의 반복 순위를 매겼습니다. 가장 높은 빈도로 사용된 시어들로 대중적인 광고 오브제를 제작해 설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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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앞서 언급한 것처럼 1990년대 중반 이후 시집은 베스트셀러 자리에서 내려오며 가장 대중적인 문학 엔터테인먼트의 위치에서 내려오게 됩니다. 같은 시기 대중 음악에서 정세현은 거의 모든 댄스음악, 대중가요에 랩이 적극적으로 활용된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이같은 형식은 본토 미국의 팝과 이를 차용한 J-POP에 다시 기반하고 있긴 하지만 1990년대 유행가의 후크와 후크 사이에 끼워넣는 짧은 몇 마디의 랩으로부터 현재의 ‘국힙’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 토착적인 흐름을 가진 문화이기도 합니다. 물론 가요와 시문학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랩의 내용과 형식적 측면이 문학의 한 장르로서 이해되고 분석되는 미국과도 경우가 다릅니다. 다만 정세현은 한국의 랩과 힙합 씬에서 주요하거나 주변적인 사례들을 모아 엮어 관찰했을 때, 대중 음악, 문화와 정련된 언어, 음악적 형식의 관계에서 문학적 가치나 맥락이 발견될 수도 있다는 가설을 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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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미

 

 

2000년대 이후 일반적으로 시집을 떠올릴 때 우리는 시선집을 중심으로 떠올리게 됩니다. 시집 출판의 규모의 환경의 변화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시집 출판의 규모가 줄면서 더욱 시선집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섹션은 크게 두 개의 작업으로 분리됩니다. 하나는 시선집들에서 시각적인 형태의 패턴을 추출해 다시 재배열하는 것입니다. 그래픽 디자이너 양상미는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 문학세계사, 민음사, 세계사, 시와시학사, 실천문학사, 창비와 같은 대표적 시선집 출판사들의 시선집의 목록을 모두 모아 살피고 그 시선집에서 색, 판형, 레이아웃 등의 정보들을 수집해 다시 색환, 패턴 등으로 변환했습니다. 이렇게 변환하고 추상화한 정보들은 은연중에, 혹은 시대적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시선집의 집단적, 개별적 패턴을 서로 비교해 또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또, 김형재와 성정은은 마찬가지로 이 시선집들의 목록을 수집해 시집과 해설자와의 관계를 다이어그램으로 정리합니다. 각 출판사의 시인들의 인적 정보, 네트워크와 해설자들의 네트워크를 분리해 표기하고 그 두 네트워크를 서로 연결시킴으로써 어떤 의미있는 맥락의 관계망이 만들어질 것인지 혹은 쓸모없는 도식이 하나 도출될 뿐일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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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재 성정은

 

김형재와 성정은은 각종 시집들에 실린 이름들의 관계들을 조사하여 하나의 커다란 관계도를 만들었습니다. 시인들과 해설자들, 그들의 친구들과 동료들의 관계를 하나의 기둥 위에서 확인해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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